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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들,,지옥에서 만나다, 영화 "아수라" 리뷰~!

by 꽃길♡ 202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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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수라 포스터

영화 '아수라' (Asura: The City of Madness, 2016)


줄거리: 살아남기 위해 악마가 된 자들

영화 '아수라'는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무대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폭력이 얽히고설킨 지옥도를 펼쳐 보입니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비리와 폭력을 일삼는 안남시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온갖 잡일을 처리해주며 부패한 돈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말기 암에 걸린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악인의 굴레에 들어선 인물이죠. 하지만 그의 생존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합니다. 검찰 특수수사부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이 한도경을 협박하며 박성배의 비리를 캐내라고 압박하기 때문입니다.

한도경은 박성배와 김차인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권력 사이에서 짓눌리게 됩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합니다. 선모는 점차 박성배의 신임을 얻으며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이들의 관계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죠. 영화는 한도경의 시선을 통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속이고 배신하는 인간 군상의 잔혹한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리뷰: 핏빛으로 물든 인간의 맨얼굴

'아수라'는 한국형 느와르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오직 생존을 위한 폭력의 순도만을 남긴 충격적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흔히 느와르에서 다뤄지는 의리나 낭만적 비장미를 완전히 배제하고, 인간의 가장 추악하고 본능적인 모습을 날것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냈습니다. 김성수 감독은 의도적으로 관객이 감정 이입할 만한 선한 인물을 한 명도 등장시키지 않음으로써, 등장인물 모두가 악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폭력을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우성이 차량에 매달려 도로 위를 끌려가는 처절한 액션 시퀀스는 고통과 절박함을 여과 없이 전달하며, 관객에게 극심한 불편함과 몰입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특히 정우성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이고 비루한 역할을 맡아 호평을 받았으며, 황정민은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섬뜩한 광기를 보여주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폭력성과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영화가 너무 불쾌하다"는 반응까지 나왔을 정도였죠. 이러한 비판은 오히려 영화가 의도한 바를 제대로 전달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수라'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현실 사회의 부패와 인간 본성의 잔혹함을 신랄하게 풍자한 문제작임을 보여줍니다.


아수라 스틸컷

결말: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영화의 마지막은 제목인 '아수라'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아수라(阿修羅)는 불교에서 끝없는 싸움을 벌이는 존재들을 뜻합니다. 영화의 모든 인물들은 마치 운명처럼 서로를 파멸시키기 위해 달려들며, 결국 장례식장에서 피의 아수라장을 만들어냅니다.

한도경은 박성배, 김차인, 문선모 등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을 향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결국 자멸합니다. 결국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고 모두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죠. 특히 마지막에 한도경이 "나는 오늘 죽었다"라고 독백하는 장면은, 그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던 모든 노력이 결국 허무한 파멸로 귀결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영화는 이처럼 철저한 파멸의 결말을 통해, 욕망과 권력의 논리만 남은 세상에 어떤 희망도 없음을 냉정하고 비관적으로 보여주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아수라'는 단순한 느와르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진 시대의 초상을 그린 잔혹한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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