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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영화 "오펜 하이머" 리뷰!!

by 꽃길♡ 2025.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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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세상의 파괴자가 된 남자, 《오펜하이머》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선택한 ‘현실의 공포’

2023년 여름, 전 세계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했습니다.

바로 화려하고 사랑스러운 《바비》, 그리고 어둡고 묵직한 《오펜하이머》. ‘바벤하이머’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 컬래버레이션 속에서, 놀란 감독은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단순히 과학자의 전기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천재성과 광기, 영웅과 괴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기갈기 찢긴 한 인간의 초상입니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냉혹한 시대의 기록이기도 하죠.


오펜하이머 스틸컷

영화 줄거리 — 천재 과학자에서 ‘세상의 파괴자’가 되기까지

1막: 지성의 시작, 그러나 불안정한 영혼

J.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는 젊은 시절부터 비범한 두뇌를 가졌지만, 늘 내면의 불안과 싸우는 인물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졌고,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점차 이론 물리학의 선두주자로 떠오릅니다.

그는 지성뿐 아니라 사상적 고민도 깊었습니다. 공산주의적 이념에 공감했고,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죠. 이로 인해 후일 그가 겪게 될 비극의 씨앗이 조용히 뿌려지고 있었던 겁니다.

2막: 맨해튼 프로젝트, 인간과 악마의 계약

제2차 세계대전이 격화되며 미국은 독일보다 먼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맨해튼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수장으로 오펜하이머가 지목되죠. 그리고 뉴멕시코 사막 한복판에 로스앨러모스라는 연구소가 세워집니다.

이곳에서 오펜하이머는 수많은 과학자들을 이끌고 원자폭탄 개발에 매진합니다. 그들은 마치 신이 된 것처럼 세상의 가장 근원적인 힘을 통제하려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힘이 가져올 파괴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갑니다.

폭탄 실험을 앞두고, 오펜하이머는 이런 말을 합니다.

“이 실험이 지구의 대기층을 불태울 확률이 0은 아니지만... 거의 0이다.”

 

그리고 마침내, 트리니티 실험이 성공합니다.
놀란 감독은 이 장면을 사운드를 절제하면서 극도로 감정적으로 묘사합니다.
폭발이 시각적으로 먼저 터지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들리는 굉음은, 관객의 영혼을 마치 한참 후에 덮치는 후폭풍처럼 밀려옵니다.

3막: 전쟁의 끝, 양심의 시작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전쟁은 끝납니다. 사람들은 오펜하이머를 영웅이라 칭송합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더 이상 과학자라기보다 ‘죽음’이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의 내면은 갈기갈기 찢겨 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에 반기를 들고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하며,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싸우기 시작합니다.

4막: 청문회, 그리고 몰락

냉전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미국은 내부의 적을 찾아 나섭니다. 오펜하이머는 그의 과거(공산주의자들과의 교류)를 문제 삼아 보안 인가 박탈 청문회에 서게 됩니다. 그를 조여오는 이는 바로 루이스 스트로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정치적 야망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죠.

청문회는 정치적 함정이었고, 오펜하이머는 결국 모든 정부 활동에서 배제됩니다. 한 시대를 만든 과학자가, 그가 만든 시대에 의해 버림받은 순간이었습니다.


오펜하이머 스틸컷

리뷰 — ‘과학은 중립이 아니다’

놀란 감독의 가장 성숙한 작품

《오펜하이머》는 기존의 크리스토퍼 놀란 작품들과는 다릅니다. 시간 구조와 심리 묘사, 중첩되는 플롯은 여전히 놀란답지만, 이번엔 현실이 주인공입니다.
트릭이나 판타지가 아닌, 실존했던 인물과 시대의 무게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는 놀란 감독의 가장 인간적인 영화이자, 동시에 가장 공포스러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킬리언 머피의 연기, 그 자체가 핵폭발

킬리언 머피는 오펜하이머의 신경질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말을 아끼는 순간에도, 그의 눈동자엔 세상의 죄책감과 천재의 고뇌가 번뜩입니다.
그야말로 정신적 핵폭탄 그 자체입니다.

다우니 주니어, 진짜 배우로 귀환

스트로스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 영화에서 마침내 토니 스타크의 그늘을 벗고, 내면의 야망과 이기심을 감정적으로 훌륭히 그려냅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오펜하이머의 몰락이 이토록 참혹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겁니다.


결말 해석 — 인간은 과연 책임질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오펜하이머는 아인슈타인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 대화는 이 영화의 철학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핵폭탄은 이제 단지 무기가 아니라, 인류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파멸의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세계를 파괴했는가?” “그럴지도 모르지.”

그리고 영화는 트리니티 실험 장면의 여운을 다시 떠올리며,
전 지구적 핵전쟁의 이미지로 화면을 덮습니다.

이 영화는 묻습니다.
"우리가 만든 힘을, 우리는 정말 통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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