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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남자의 특별한 우정, 영화 "그린 북" 리뷰~!

by 꽃길♡ 202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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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포스터

영화 '그린 북' 줄거리, 리뷰, 결말

'그린 북'은 196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실화 기반의 영화입니다.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과 남우조연상까지 3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죠. 이 영화는 전혀 다른 두 남자가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1. 줄거리: 거친 운전기사와 우아한 피아니스트의 위험한 동행

1962년 뉴욕, 이탈리아계 미국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는 맨해튼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건장하고 거친 남자입니다. 그는 한마디로 '입담 좋은 해결사'였죠. 뛰어난 말솜씨와 함께 때론 주먹을 쓰기도 하며 넉살 좋게 살아갑니다. 클럽이 잠시 문을 닫게 되면서 실직자가 된 토니는 일자리를 찾던 중, 우연히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됩니다.

바로 세계적인 클래식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분)의 운전기사 겸 매니저가 되어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돈 셜리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흑인 피아니스트로, 뉴욕 카네기 홀 위에 위치한 호화로운 아파트에 살며 고고하고 우아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는 위험천만한 미국 남부 투어를 계획하고 있었고, 자신을 보호해줄 힘센 사람을 필요로 했습니다.

토니는 돈 셜리의 거만한 태도에 처음에는 불만을 느꼈지만, 거액의 월급에 혹해 제안을 수락합니다. 두 사람은 피부색은 물론, 성격과 살아온 환경까지 너무나 다른 극과 극의 인물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돈 셜리는 흑인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와 식당 정보가 담긴 '그린 북'이라는 가이드북을 토니에게 건넵니다. 이 책은 남부 지역에서 흑인들이 겪게 될 차별과 위험을 피하기 위한 필수적인 존재였죠.

여행이 시작되자,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길거리에서 햄버거를 손으로 게걸스럽게 먹는 토니와, 정해진 시간에만 식사하며 교양을 중시하는 돈 셜리. 저속한 농담을 서슴지 않는 토니와, 우아한 단어를 구사하는 돈 셜리는 사사건건 부딪힙니다.

하지만 여행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변해갑니다. 특히 돈 셜리는 상상 이상의 인종차별에 직면합니다. 연주회장에서는 열렬한 환호를 받지만,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최고급 양복을 입었음에도 레스토랑에서 쫓겨나는 등 모욕적인 대우를 받습니다. 심지어 경찰에게 불합리한 이유로 체포되기도 합니다. 토니는 그런 돈 셜리를 묵묵히 지키고 돕습니다. 돈 셜리는 토니의 거친 모습 뒤에 숨겨진 순수함과 따뜻한 마음을 보게 되고, 토니는 돈 셜리의 우아함 뒤에 숨겨진 고독과 내면의 고뇌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린북 스틸컷

2. 리뷰: 유머와 감동으로 녹여낸 인종차별의 민낯

'그린 북'은 인종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습니다. 이는 비고 모텐슨과 마허샬라 알리의 뛰어난 연기 앙상블 덕분입니다. 토니는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지고, 돈 셜리는 고결하면서도 외로운 천재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이 두 캐릭터는 서로의 단점을 채워주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의 폭력적인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사소하고 비열한 차별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예를 들어, 돈 셜리는 연주가 끝난 후에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연주회장 주인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지 못하고 홀로 식사를 해야 합니다. 백인 관객들은 그의 연주에 감탄하지만, 그를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성장'입니다. 토니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무지함과 편견을 깨닫고, 인간적인 성장을 이룹니다. 돈 셜리 또한 토니를 통해 차갑고 고독했던 자신의 삶에 따뜻함과 진정한 우정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백인 운전기사와 흑인 피아니스트의 우정을 넘어, 모든 인간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면 서로 통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3. 결말: 따뜻한 크리스마스의 재회, 그리고 영원한 우정

힘든 남부 투어를 마친 토니와 돈 셜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토니는 돈 셜리를 집으로 초대해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만찬을 즐기자고 제안합니다. 돈 셜리는 "당신 가족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망설이지만, 토니의 진심 어린 설득에 결국 그의 집을 찾습니다.

토니의 집에 도착한 돈 셜리는 왁자지껄하고 소박한 분위기에 처음에는 어색해하지만, 토니의 아내 돌로레스와 가족들의 진심 어린 환대에 점차 마음을 엽니다. 모두가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냅니다. 돈 셜리는 돌로레스에게 다가가 "당신 남편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이 짧은 대사 한마디는 두 사람의 여행이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 진정한 우정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영화는 토니와 돈 셜리가 이후 평생의 친구로 지냈다는 자막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돈 셜리는 2013년에, 토니는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그린 북'은 거친 세상 속에서도 진정한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두 남자의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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