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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뒷마당에 외계인이 떨어졌다면?, 영화 "줄스" 리뷰!!

by 꽃길♡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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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스 포스터

영화 《줄스》(Jules, 2023) 리뷰 및 결말 해석

2025년 4월, 넷플릭스를 통해 조용히 국내에 상륙한 영화 한 편이 있다. 노인과 외계인의 우정이라는 다소 엉뚱한 설정, 그리고 벤 킹슬리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했다. 바로 《줄스》, 작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다.

영화 줄거리: 일상에 착륙한 낯선 존재

미국 펜실베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 79세의 은퇴한 노인 밀턴 로빈슨(벤 킹슬리)은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시청 회의에서 "마을 표지판의 문구가 잘못됐다"는 주장만 반복하며 주변 사람들에게는 ‘살짝 이상한 노인’으로 취급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밀턴의 뒷마당에 UFO가 떨어진다. 거기서 나타난 건 키가 작고 파란 피부를 지닌 무표정한 외계인. 밀턴은 그 외계인을 자신의 집에 데려다 놓고, 마치 손님처럼 대한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둘 사이엔 이상한 유대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외계인은 사과를 좋아하고, 말없이 텔레비전을 본다. 밀턴은 이 외계인에게 ‘줄스’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점점 정을 붙인다.

밀턴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챈 이웃 샌디조이스도 곧 줄스의 존재를 알게 되고, 셋은 외계인을 도우며 뜻밖의 모험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각자 삶의 고독, 상처, 상실을 꺼내 보이게 되면서 영화는 외계인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이야기’로 깊어진다.


평범한 노인의 인생에 날아든 '기적'

《줄스》는 전형적인 외계인 영화의 틀을 따르지 않는다. 우주 전쟁도 없고, 스펙터클한 특수효과도 없다. 오히려 이 영화는 고요하고 느린 템포 속에서 삶과 죽음, 고립과 연결, 상실과 회복을 이야기한다.

밀턴, 샌디, 조이스 — 세 노인은 사회에서 조금씩 소외되어 가는 노년층이다. 밀턴은 기억이 점점 흐려지고, 샌디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으며, 조이스는 자녀들과의 관계에 외로움을 느낀다.

이들에게 줄스는 단순한 ‘외계 생명체’가 아닌,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계기가 된다. 줄스는 말을 하지 않지만, 오히려 말이 없기에 더 깊은 교감을 끌어낸다. 말없이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손을 맞잡는 장면들은 많은 대사 없이도 큰 감동을 준다.

줄스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 존재 자체가 ‘외부의 시선’, ‘타자(他者)’, 혹은 ‘삶의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 세 노인은 줄스를 통해 더 이상 고립된 존재가 아님을 깨닫고, 조금씩 세상과 다시 연결된다.


영화 줄스 포스터

결말 해석: 줄스가 떠난 후, 남겨진 것들

줄스는 지구에 불시착했지만, 자신의 우주선을 수리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우주선을 작동시키려면 고양이 사체가 필요하다는 설정은 다소 기묘하지만, 그 역시 상징적이다. 결국 조이스는 자신의 병든 고양이를 마지막 연료로 줄스에게 내어준다. 생명을 포기하는 선택이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로 읽힌다.

줄스는 셋에게 "같이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밀턴은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는 이유로 지구에 남는다. 줄스는 혼자가 아닌, 의미 있는 인간들과의 연결을 남긴 채 지구를 떠난다.

영화의 마지막, 밀턴은 다시 집에 홀로 있지만 전과는 다르다. 그는 달라졌고, 세상을 다시 바라본다. 창밖을 보며 짓는 그의 잔잔한 미소는 영화의 여운을 가장 잘 담아낸다.


감상 후기: 작지만 깊은 울림

《줄스》는 분명 대중적인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속도감은 없지만, 이 영화가 전달하는 정서적 울림은 꽤 오래 마음에 남는다.

벤 킹슬리는 대사 하나하나에 무게를 싣지 않으면서도 묵직한 감정을 표현해낸다. 그의 ‘멍한 표정’ 하나에서 인생의 허무와 따뜻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또한 이 영화는 노년층을 주인공으로 세운 드문 SF 영화다. 젊은이들이 아닌, 늙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외계인과의 교감을 다뤘다는 점에서 참신하다. 노인은 더 이상 주변 인물이 아닌, 변화와 성장의 주체가 된다.


한 줄 평

"외계인이 다녀간 자리에 남은 것은, 외로움이 아닌 삶의 온기였다."


 

마무리하며

《줄스》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라는 전제를 들고 시작하지만, 결국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줄스를 통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은 밀턴과 친구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삶에도 어느 날 줄스가 찾아온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당신의 외계인은 어쩌면 누군가의 전화 한 통,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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