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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욕망의 시대, 영화 "강남 1970" 리뷰!

by 꽃길♡ 2025.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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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 포스터

강남 1970 (Gangnam Blues, 2015) : 끝없는 욕망의 시대


줄거리: 넝마주이들의 꿈, 혹은 비극

1970년대, 막 개발이 시작되던 서울 강남은 모두의 꿈이 모이는 땅이었습니다. 영화 '강남 1970'은 호적도 없는 넝마주이 친구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들은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었죠. 하지만 넝마주이촌마저 개발로 인해 철거되면서 둘은 생이별하게 됩니다.

3년 뒤, 종대는 과거 건달이었던 길수(정진영)의 밑에서 강남 개발 이권에 뛰어들며 점차 거물로 성장합니다. 한편, 용기는 명동파의 중간 보스가 되어 암흑가의 돈을 거머쥐게 되죠. '땅 종대', '돈 용기'로 불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두 사람은 운명처럼 재회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돈과 권력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시험받게 됩니다.

영화는 땅 투기, 정치권의 개입,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1970년대 강남의 어두운 풍경을 생생하게 담아냅니다. 이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었지만, 그 꿈은 더 큰 욕망으로 변질되면서 서로를 향한 칼이 되어 돌아오죠.


강남 1970 스틸컷

리뷰: 날 것 그대로의 욕망을 담다

'강남 1970'은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입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폭력과 욕망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민호김래원이라는 두 젊은 배우의 강렬한 연기 변신으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죠.

이민호는 순수했던 눈빛을 잃고 탐욕에 사로잡히는 종대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눈물을 흘리며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장면은 그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힙니다. 김래원은 능글맞으면서도 냉혹한 용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하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영화가 익숙한 느와르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캐릭터의 서사가 다소 얄팍하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서울의 모습과 의상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미술,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들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결말: 끝없는 파멸과 허무함

영화의 결말은 주인공들에게 어떠한 희망도 남기지 않습니다. 욕망의 질주 끝에 남은 것은 결국 파멸뿐임을 보여주죠. 종대와 용기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그들의 주변 인물들 역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종대가 모든 것을 잃고 허망하게 돌아보는 마지막 모습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용기와 함께 뛰놀던 넝마주이촌을 떠올리며, 끝없는 욕망의 굴레에 빠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는 비단 종대의 이야기가 아닌, 거대한 자본과 권력의 힘 앞에 무력했던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강남 1970'은 꿈을 좇던 두 청년의 비극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낳은 비정하고 냉혹한 사회의 초상을 그려내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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